대학원 석사과정에서 반드시 얻어가야 할 11가지 - Part2

대학원 석사과정에서 반드시 얻어가야 할 11가지 - Part2

2021, Mar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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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해외 학술대회와 SCI 논문은 반드시 경험해볼 것

대학원에서만 경험해볼 수 있는 것이 있다면 해외 학술발표대회에서 논문 발표를 하는 것과 SCI 논문을 출판하는 일일 것이다. 본인이 취업을 목표로 하는 것이라면 굳이 경험하지 않아도 상관없지만, 대학원 박사까지 고려하고 있다면 반드시 경험해볼 것을 추천한다.

해외 학술대회는 국제학회에서 주최하는 학술대회로, 주로 국외에서 열리는 대회를 의미한다. 본인의 분야에서 명성 있는 학술대회라면 해당 분야의 대가들이 주관에 참여하는 경우도 있고, 아니더라도 본인의 제자들과 함께 참석하는 경우도 있으니 실제로 만나 생각을 교류해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나 또한 해외 학술대회에서 발표를 한 경험은 있으나, 안타깝게도 코로나 확산으로 인해 일본에서 계획되었던 학술대회는 온라인으로 진행되었다. 선배들의 경험담에 의하면, 전 세계에서 모인 연구자들의 발표를 듣고, 또 직접 발표를 해보면서 그들의 열정을 느낄 수도 있고, 그 과정에서 본인 연구에 대한 열정을 더욱 키울 수 있는 소중한 기회라고 한다. 뿐만 아니라, SCI 논문을 작성할 때 가장 부담스러운 것이 영어로 논문을 작성해야 한다는 것인데, 일반적으로 해외 학술대회에 제출하는 논문은 SCI 논문에 비해 간략한 편이어서 SCI 논문을 작성하기에 앞서 영어 논문을 작성해볼 수 있는 귀중한 경험이기도 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선배들이 가장 만족스러워한 점은, 사비가 아닌 연구비에서 해외경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어느 면으로 보나, 해외 학술대회에 한 번이라도 참석해보는 것은 귀중한 경험이 된다.

석사과정에서 해외 학술대회 참석은 개인적인 경험으로서의 의미가 크다면, SCI 논문 출판은 연구자로서 성장하는데 큰 의미가 있다. 사실 2년이란 짧은 시간의 석사과정 동안 SCI 논문을 작성하기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왜냐하면 논문 작성 경험이 있는 상태에서 석사과정으로 입학하는 경우가 거의 전무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CI 논문을 작성한다면, 그 과정에서 문헌조사, 연구 기획, 실험 설계, 실험 진행, 연구결과 정리, 논문 작성을 해볼 수 있는 귀중한 경험이 될 것이다. 더 나아가, 국제 학술지에서 규정하는 양식에 맞춰 논문 작성하고, 투고하고, 수정 보완하는 과정까지 경험하게 될 것이고 첫 SCI 논문이 출판된다면 그 성취감은 이루어 말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추후에 박사과정을 지원할 때 이 일련의 경험과 작은 결실이 있다는 것은 엄청난 경쟁력이 될 것이며, 박사과정이 되어서도 주체적으로 연구를 기획하고 논문을 작성하는데 엄청난 자산이 될 것이다.

8. 가능하다면 반드시 협업할 것

가장 어렵지만 가장 중요한 능력이다. 사실 홀로 연구를 한다는 것은 무척이나 외롭고 막막한 일이다. 내가 쉬면 연구가 진행되질 않고, 내가 슬럼프에 빠지면 연구가 중단될 위기에 처하기 때문이다. 나의 경우엔, 지도교수님 외에는 나 혼자 연구를 진행했었다. 그것도 3년이나. 처음 해보는 연구이기에 엉뚱한 방향으로 나아가기도 했고, 때론 막다른 골목에 다다르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몇 번이나 좌절을 했지만 의지할 사람이 없었고, 내가 연구를 하지 않으면 연구가 진행이 되질 않기에 결국 홀로 다시 툭툭 털고 일어나야 했다. 그 과정에서 참 많은 것을 깨닫고 배우기는 했지만, 누군가와 함께 했다면 당장은 비효율적으로 보이겠지만, 길게 보면 보다 안정적으로 방향을 잡고 빠르게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실제로 박사과정 때 논문을 많이 쓰신 교수님들을 보면 혼자서 1저자로 모든 논문을 쓰기보다는 두세 명이 팀을 이루어 여러 논문을 쓰셨다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나중에 홀로 사업을 하지 않는 이상 협업능력은 가장 중요한 역량이며, 어느 곳을 지원하더라도 협업을 통해 성과를 냈던 경험을 중요시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다시 석사 시절로 돌아간다면 홀로 혼자 논문 1편을 쓰는 것보다 가능한 한 3명이서 팀을 이뤄 논문 3편을 쓸 것 같다. 그 과정에서 좋은 추억과 인간관계도 남지 않을까 싶다.

9. 이용 가능한 자원을 최대한 활용할 것

연구하는 데 있어 환경적 조건을 극복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연구를 진행하다 보면 분명 자원적인 한계를 느끼곤 한다. 가용할 수 있는 기술력이 될 수가 있고, 연구비가 될 수 있고, 실험장비가 될 수도 있고, 또 지도 교수님의 인사이트와 인적 네트워크가 될 수 있다. 그 무엇이든, 현재 본인이 활용할 수 있는 것들과 활용할 수 없는 것들을 냉철하게 분리하고, 활용할 수 없는 것들은 과감하게 버릴 수 있어야 한다. 활용할 수 없는 부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떻게든 연구에 욱여넣으려다 보면, 연구의 완성도가 떨어질 뿐만 아니라, 제한된 2년이란 시간 동안 본인의 시간과 노력은 아무것도 남지 않은 채 증발할 수 있다.

나의 경우, 지도 교수님의 입장에서 다소 생소한 분야에서 연구를 하였다. 당시의 나는 확고한 의지와 노력만 있으면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이는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처음엔 실험을 요하는 연구를 하려 했다. 그러나, 실험실조차 구비되어 있지 않았고, 실험장비를 개발하고자 하니, 기계공학 비전공자가 실험을 위한 기계를 개발하는데 무한한 시간을 쏟을 수 없을뿐더러, 개발을 위한 연구비를 지원받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그래서 결국 리뷰 논문을 쓰고 설문을 통해 검증하는 방식으로 연구방향을 틀었는데, 교수님의 메인 연구가 아니다 보니 교수님께서 많은 시간을 쏟기도 부담스러우셨고, 설문을 진행하는데 교수님의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교수님의 엄청난 배려와 관심으로 연구는 결국 SCI 논문 출판까지 잘 마무리되었지만, 이를 통해 깨달은 점은 박사 연구만큼은 지도교수님의 메인 연구분야를 선택하는 것이 어느 면으로 보나 유리하다는 것이다. 지도 교수님께서도 메인 연구분야이니 지도하거나 서포트하기도 수월하시고, 기존에 지도 교수님이나 연구실 선배들이 유사한 주제의 실험들을 해왔을 테니 기본적인 환경이 구축되어 있을 가능성이 크다. 또한, 해당 분야의 네트워크가 잘 구축되어 지도 교수님을 통해 전문가들의 도움이나 협업을 요청하는 것도 수월하다. 항상 기억해야 할 점은 석사과정은 2년 안에, 그리고 박사과정은 매해마다 명확한 연구성과를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10. 자신만의 루틴을 세울 것

정말 사소하고 진부한 얘기인 것처럼 보이지만 이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본인이 아무리 학부에서 벼락치기로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공모전에서 좋은 성과를 보여왔다 하더라도 연구는 차원이 다르게 긴 호흡으로 진행되는 프로젝트이기에, 게을러지거나 긴 매너리즘에 빠진다면 본인의 연구가 다시 재개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세계 어딘가에선 본인과 유사한 연구 질문과 실험이 현재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다른 연구자가 동일한 주제의 논문을 먼저 출판한다면, 본인은 방향을 틀거나 더 연구를 발전시킨 후에 논문 작성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전에 석사학위 제출기간이 다가올 수도 있지만, 인공지능과 같이 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는 분야라면 매달 엄청난 양의 새 논문들이 쏟아지고 있다.

이렇게 긴 호흡의 프로젝트에서 슬럼프가 오더라도 매일 한걸음, 한걸음 나아갈 수 있는 방법은, 조금은 따분하고 지루하더라도 일정한 규칙의 생활패턴을 유지하는 수밖에 없다. 연구실 출근 전엔 몇 시에 일어나서 무엇을 하는지, 몇 시에 퇴근해서 퇴근 후엔 무엇을 하는지, 그리고 주말엔 몇 시에 출근해서 몇 시까지 공부하는지, 이런 최소한의 규칙이라도 정하고 이것만큼은 지키려 노력하더라도 꾸준한 성과를 낼 수 있고, 매너리즘에 빠진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페이스라도 유지할 수 있다. 아무리 주 100시간을 연구에 투자한다 하더라도, 한 번이라도 슬럼프가 와서 생활패턴이 깨지면, 슬럼프에 빠져나와 다시 이전의 패턴을 회복하는데 그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이다. 중요한 것은 굳이 무리하지 않더라도 불필요한 시간을 줄여나가는 것이다.

나의 경우엔 매일 새벽 3-4시에 일어나서 커피 마시면서 글을 쓰거나 논문을 읽고, 오전 6시쯤에 운동을 다녀오고 8-9시까지 연구실에 출근한다. 오후 4-5시가 되면 집에 돌아와 간단히 저녁을 먹고 다음날 점심 도시락을 준비하고, 간단한 업무들을 처리하고, 이른 저녁인 8시에 잠든다. 평일엔 무조건 약속을 잡지 않고, 약속은 가급적 토요일 점심에 몰아서 잡고, 토요일/일요일에 특별한 일 없으면 근처에서 달리기하고 밀린 과제나 연구를 몰아서 하거나 개인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가끔은 ‘내가 너무 많이 자는 건가?’, ‘너무 일찍 퇴근하는 건가?’, ‘대학원 생활을 너무 편하게 하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곤 했고, 괜히 무리하다가 얼마 가지않아 무기력함에 빠져 헛된 시간을 보낸 적이 많았다. 지금은 항상 그때를 떠올리며 나만의 페이스를 유지하고자 노력한다.

이는 연구뿐만 아니라 디자인, 개발, 사업 그 어떠한 일을 하더라도 꾸준한 패턴을 유지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누구에게나 시간과 에너지는 제한적이고 언제든 슬럼프가 오기 마련인데, 이럴 때마다 모든 것을 놓아버린다면 본인이 목표하는 것이 그 무엇이든 이룰 수 없을 것이다. 만약 석사과정 때 이거라도 익혀둔다면, 본인의 장기적인 목표가 무엇이든 한걸음 다가가는데 큰 힘이 되지 않을까 싶다.

11. 운동은 무슨 일이 있어도 할 것

일하고, 과제하고, 연구하느라 바쁘다고 생각하여 대개 가장 소홀하게 생각하기 쉬운 부분이다. 그러나, 운동을 소홀히 한 채 일주일 내내 경직된 자세로 있다 보면 몸이 망가지기 십상이고, 머지않아 허리 통증과 체력 저하, 과도한 스트레스로 침대 위에 누워있게 된다. 그리고, 이전의 생활패턴을 회복하는데 생각보다 많은 시간을 허비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본인이 연구와 잘 맞는지 회의감만 들게 된다. 운동은 잠을 자고 밥을 먹는 것과 동일한 중요성을 가진다고 생각하고 꾸준히 해야 한다. 굳이 매일 1-2시간씩이나 시간을 투자할 필요도 없다. 매일 30분이라도 숨이 찰 정도의 강도로 매일 꾸준히 하면 된다. 이 정도의 운동만 해도, 장시간 앉아 있는 것으로 인한 허리와 어깨, 목 통증을 완화할 수 있고 연구로 인한 스트레스도 급격히 완화할 수 있다.

나의 경우 고3 때부터 매일 같이 아침마다 2km씩 달리기를 해왔고, 석사과정 땐 너무 바쁘면 웨이트 운동은 포기하더라도 달리기만큼은 포기하지 않았는데, 달리기를 하다 보면 긍정적인 에너지도 생기고 새로운 아이디어도 많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이게 다시 연구를 한걸음 발전시키는데 큰 원동력이 되곤 한다. 어느 면으로 보나 운동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대학원에서 운동하는 습관만 익혀둔다면, 굳이 연구가 아니더라도 본인의 분야에서 롱런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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